현대ENG·GS '동맹'…모듈러 사업 속도낸다

입력 2023-12-19 18:05   수정 2023-12-20 00:45


현대엔지니어링과 GS건설이 공사 기간과 안전사고 발생률을 동시에 줄일 수 있는 모듈러 주택사업에 적극 협력한다. 모듈러 공법은 주방 등 완성된 유닛을 현장에서 레고처럼 조립하는 방식이다. 아직 시장 초기 단계여서 시공비가 기존 철근콘크리트 방식보다 높지만, 산업 전반에 보급되면 건설 비용을 크게 낮출 것이란 기대를 모은다. 고층 모듈러 주택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내화 기준 등 법적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GH·현대엔·GS, 모듈러 강자 ‘맞손’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18일 경기주택도시공사(GH), GS건설과 ‘고층 모듈러 기술 실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19일 밝혔다. 모듈러 공법은 공장에서 구조물과 건축 마감 등을 제작하고 이를 공사 현장으로 운송한 뒤 조립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기존 건축 방식보다 공사 기간을 30~50%가량 단축할 수 있다. 분진, 폐기물 등의 발생이 적어 친환경적인 건축 공법으로 불린다.

이날 업무협약을 맺은 현대엔지니어링과 GS건설은 모듈러 사업의 선두 주자로 꼽힌다. 현대엔지니어링은 GH가 발주한 13층 높이의 국내 최고층 모듈러 주택 ‘용인 영덕 경기행복주택’을 지난 5월 준공했다. GS건설은 2020년 목조 모듈러 전문업체인 폴란드 단우드사와 철골 모듈러 전문업체 영국 엘리먼츠사를 인수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각사는 △모듈러 사업에 대한 기술 교류 △선진 모듈러 시스템에 대한 기술력 습득 △OSC(탈현장시공) 및 모듈러 고층화 기술 정보 교류 △탄소중립 확보 및 친환경 건설 기술 교류 △건설산업 생산성 향상을 위한 선진기술 교류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건설산업의 패러다임 토론 등 다양한 방식으로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고층 모듈러 주택 사업 속도 내나
국내 모듈러 건축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성장세가 가파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국내 모듈러 건축 시장 규모(수주액 기준)는 2020년 500억원 수준에서 작년 말 1757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올해 모듈러 건축 수주액은 지난 8월 누적 기준 5539억원 규모로, 작년 한 해 수주액의 세 배를 뛰어넘었다.

모듈러 사업 강자인 현대엔지니어링과 GS건설이 손을 맞잡으면서 모듈러 주택 기술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란 기대를 모은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서울 구로구 ‘가리봉 구(舊)시장 부지 복합화 민간 참여 공공주택사업’(행복주택·174가구)을 모듈러 공법으로 짓고 있다. 서울 내 최고층인 12층 높이다.

GS건설은 유럽 지역의 모듈러 전문회사 2곳을 인수함에 따라 해외 모듈러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는 중이다. 자회사 엘리먼츠사는 지난 6월 1298만파운드(약 2100억원) 규모의 영국 최대 규모 모듈러 주택사업(550가구)을 수주했다.

하지만 국내 고층 모듈러 주택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법과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까다로운 내화 기준은 고층 모듈러 주택 사업을 가로막는 장벽으로 꼽힌다. 건축법에 따르면 13층 이상 건물은 주요 구조물이 3시간 이상의 내화 기준(화재 시 버틸 수 있는 시간)을 갖춰야 한다. 이에 따라 국내 모듈러 주택의 높이는 12층 이하에 머물렀다. 현대엔지니어링이 13층짜리 경기행복주택을 지어 최초로 한계를 극복했다.

해외엔 영국 런던의 ‘101조지 스트리트타워’(44층), 미국 뉴욕 맨해튼 ‘AC메리어츠 뉴욕호텔’(26층) 등 고층 모듈러 주택이 많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영국은 내화 기준이 2시간, 호주는 90분”이라며 “내화 기준을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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